최고 권력의 언론 알러지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관은 특이하다. 기자를 적으로 간주하고 시간만 나면 공격하고 매도하고 하물며 만나는 것도 싫어한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기자들이 잘못한 것은 무엇일까? 그의 개인적인 사항을 함부로 썼기 때문인가 아니면 그의 정책이나 국정 운영을 너무 비판만 해서인가?


언론과 의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인 이상 노 대통령도 자신의 의력을 개인적으로 피력할 수 있다. 기자가 죽도록 싫다면 좋다.


하지만 한 직업군 전체를 싸잡아서 매도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외국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정순균 국정홍보처 차장은 한국 기자들이 모두 돈이나 받아먹고 확인하지도 않은 기사를 쓴다고 일반화했는데 이는 참 유감스런 일이다.


언론에 부정적인 기사를 나왔다고 해서 초유의 소송을 건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한다면 이땅에 사는 모든 기자가 집단으로 기자를 폄하한 그 칼럼을 증거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비참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상대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과잉충성용' 칼럼을 기고한 언론 담당관은 모두 국민의 세금을 받고 일을 하고 있다. 그 납세 의무를 충실히 하는 국민 중에는 필자를 포함한 많은 기자들이 있다.


그 칼럼의 논리로 보면 기자들의 '더러운 돈'이 포함된 세금을 받고 대통령과 공무원은 일을하며 생계를 유지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참 제 얼굴에 침뱉기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어서 나름대로는 고맙다.


사회의 발전은 감정에 찬 반목과 미움, 혹은 서로 상대방 때리기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지더라도 최대한 좋은 결론을 내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지난 가는 초등학생에게 물어보라. 대답이 나오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좀 더 큰 목적, 대의를 위해 양보를 하고 화합을 도모해야 할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노무현의 언론에 대한 알러지 반응이나 개인적인 단점, 땅투기 의혹에는 관심이 없다. 한 공무원의 초등학교 수준의 글과 엉성한 번역에는 더더욱 별로 관심이 없다.


관심의 초점은 그들이 바로 기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의 현실과 미래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망가지는 경제와 분열과 반목으로 치닫는 노사 갈등, 사회갈등은 이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밉든 곱든 대통령과 공무원이 제대로 일을 해야 국가 발전을 기대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확인이 필요하지 않은 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한가하게 언론과 초등학생 수준의 싸움질이나 계속하고 있다. 백보 양보해서 언론을 때리고 욕하고 매도하고 모든 기자를 바보로 몰아도 좋다. 대신 경제와 국정을 챙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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