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ll We Dance?

일본 영화 “Shall We Dance?”를 보면 주인공이 사교댄스에 열중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영화적인 설정인 로맨스를 떠나서 나른함과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무언인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취미 생활을 발견한다는 것은 사실 부러운 일이다.


일본의 직장인만 몸과 마음을 바칠 취미 생활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상황 역시 암울하기 그지 없어 뭔가 새로운 탈출구나 도피처가 필요하다.


정치는 삼류를 벗어나 삼천포로 빠졌으며 (노무현 대통령 이하 정치인 여러분 감사합니다. 언제나 그대들을 보고 있으면 제가 그나마 인간에 가깝다라는 점을 느낍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온갖 중요 현안이 꼬이고 얽혀서 도무지 해결 방도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핵무기, 원전 수거 관리 센터, 노사 갈등, 이라크 파병, 부동산 투기 등등 하나같이 어렵기만 한 문제들이다.


또 한 가장 중요한 경제가 계속 불안한 상황을 보이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직장인들은 언제 자신도 구조조정에 칼날에 베일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 이제 30대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흉흉한 말이 언론에 유통되고 있으니 참 각박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와중에 도무지 언제 받을지, 혹은 정말 되돌려 받기나 할지 심히 의심되는 ‘돈 먹는 하마’ 국민연금과 날이 갈수록 올라가는데 정신 없는 의료 보험료. 이제 새로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재산세와 종토세도 더 올라간다고 하는데 이래저래 직장인은 밥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렇게 혈세를 짜서 국가가 한일은 무엇인가? 부실 경영과 공금 유용이나 일삼는 기업들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수조 원을 공적자금으로 바치는 한심한 일이나 하고 있지 않는가? 금융 기관이 부실 대출을 해서 망하기 일보직전이면 이를 망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세금을 투입해서 살리려고 하면 시장 원칙을 위배하고 도덕적 해이만 부를 뿐이다. 불행하게도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이런 간단한 원리를 무시한 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세금을 낭비하는 짓을 계속하고 있다.


신용카드사의 부실이 문제가 되었을 때도 정부는 전혀 도와줄 필요가 없었다. 신용카드사의 방만한 경영과 무식하고 무모하기 그지 없는 확장 정책은 당연히 거품을 유발하고 언젠가는 그 거품이 꺼질 때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었다. 왜 정부가 이런 단기적인 돈에 눈이 어두워 길거리에서 신용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대학생에게까지 카드를 만들어 주고 현금 서비스에 열을 올렸던 신용카드 회사를 도와주어야 하는가?


일본도 금융 기관들의 부실을 정부가 계속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 도와주려고 하다가 오히려 경기 침체의 주름살만 더욱 늘어나게 했고 문제만 키운 것처럼 한국 정부도 잘못을 저질러 이제 죄과를 치러야 하는 금융 기관들에게 쓸데 없는 혈세를 퍼붓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 무너질 회사는 무너지게 하면 된다. 경영을 잘못하면 모두 죽는다라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게 해야 하지 않는가?


아침에 신문을 읽으면 항상 희망보다는 절망이, 기쁨보다는 짜증이 나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절감한다. 이민을 가려는 사람들의 심정,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 우리나라가 참 살기 어려운 나라임에 틀림없다. 서민들은 늘어만 가는 세금과 한숨만 나오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숨이 막힐 지경인데도 정치인들은 눈도 꿈쩍 안 하고 수백억원씩 챙겨 흥청망청 잘도 쓰면서 놀아나고, 대기업은 매번 손해 나는 장사라면서 물건값이나 서비스료 내리는 데 인색하게 굴면서 그런 거액의 정치자금은 잘도 갖다 바치고, 대통령은 자기 일 못해 먹겠다고 투정이나 부리는 나라에 살고 있다.


필자의 친구는 얼마 전부터 “Shall We Dance?”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사교 댄스에 빠져서 업무만 끝나면 춤추러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자신의 개인 생활의 대부분을 춤에 투자하고 있다는 데 부러웠다. 이렇게 힘든 한국의 현실을 춤이라도 추면서 잊을 수 있는 그 친구가 세상을 제대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멋진 ‘댄스’는 어차피 익히기 어려우니까 집에서 머리를 전후좌우로 죽도록 흔들어 어지러운 생각이 없어지는 춤이라도 춰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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